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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inemacafe.net/article/2007/01/26/1294.html

 

나를 살아간다’, 지금을 살아간다<Life > 아야노 고 인터뷰

 

 

 

 

중성적인 색기를 발하는 배우 <Life >에 찍힌 아야노 고의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런 형용사가 꼭 들어맞지 않을까. 모델, 아르바이트 활동을 거쳐서 <가면라이더 555>로 배우 데뷔를 장식하고, 극장 영화 첫 주연인 이번 작품에서는 지방에서 캔들 아티스트의 길을 걷는 청년 이사무를 연기했다.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기쁨, 아픔, 괴로움, 희망, 사랑…… <Life >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특별하게 느끼도록 하는 신비한 힘이 있는 영화다.

 

오퍼를 받고 처음에 각본을 읽었을 때는 30분 정도의 단편이었어요. 다만 그 안에는 제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체감한 적 있는 게 가득 차 있어서……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나는 일이기에 오히려 연기하는 게 무섭기도 했지요. 지금의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역일까 싶어서요. 그 정도로 힘이 있는 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가면라이더 555>처럼 데포르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축소, 변형, 왜곡하여 표현하는 기법)된 캐릭터와 비교하면, 이사무라는 청년을 연기하기는 몇 배나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전에 제가 연기한 가면라이더는 괴인이면서도 사람이기를 원하고 또 사랑한다는, 사람에 가까운 감각을 지니고 있었어요. 이번의 이사무도 처음에는 그것과 닮은 갈구하는 인상을 품었습니다. 저 자신도 목말라하는 느낌으로 보일 때가 많지만요(웃음). 하지만 실은 아주 습하고 뜨거운 것을 숨기고 있어요. 그걸 꺼내야 하는 역이구나, 했어요. 새삼스럽게 평범함을 연기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면에서 배어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며 배역 연구에는 1개월의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스타일리스트 경험을 살려서 자신이 직접 옷을 골라서 그것을 입고 지냈다는 점에서도 아야노 씨가 얼마나 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극 속에서 입고 있는 흰색 카디건의 단추는 아야노 씨 자신이 디자인해서 단 것). 게다가 이번에는 주연에다가 음악도 담당했는데,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된 곡은 뜻밖에도 저와 캐릭터의 멘탈을 유지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로듀서님이 마음에 들어 해 주셔서 그대로 사용하게 됐어요……라고 배역 연구의 일환이었던 사실을 밝힌다. 사운드트랙의 재킷 디자인도 손수 했다니, 이 얼마나 재능이 많은 사람인가 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공을 들인 배역 연구는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되돌아보는 아야노 씨.

 

떠올릴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저 도쿄에 올라온 지 6년이 되는데 어느새 시간에 얽매여서(쓴웃음) 심장도 생쥐처럼(작고 빠르게 고동치는 것의 비유)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사무를 연기하며 하늘을 쳐다보는 걸 떠올렸어요.” 현대의 젊은이로는 보기 드물게 이사무는 휴대폰이 없는 청년. 그런 설정도 납득이 간다.

 

이어서 캔들 아티스트라는 역에 대해 질문해 봤다.

 

실제로 활약 중인 캔들 아티스트 분이 만든 양초에 둘러싸인 촬영은 무척 숭고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에 불을 켠다, 그건 자신의 작품을 녹이는 것. 그런 예술 작품은 좀처럼 없잖아요. 그래서 캔들 아티스트라는 역을 자기 생각이 들어찬 것을 녹여서 다시 더 보탤 수 있는 걸로 파악하여 연기했습니다.”

 

녹여서 더 보태다 그것은 담담하게 반복되는 생활=Life라는 말과도 이어진다.

 

“‘Life’…… 아주 좋아하는 말이에요. 이전에는 살아간다보다도 생활이라고 인식하는 쪽이 강했지만 나를 살아간다’, 지금을 살아간다로 바뀌었어요. 세계는 변하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은 조금씩 바뀌어 가죠. 그와 마찬가지로 ‘Life’라는 단어 자체에 다양한 말을 덧붙여서 무한하게 모습을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면 ‘beautiful life’라든지. 그러니까 관객도 여러 가지 말을 붙여서 뭔가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힐링 붐인 현대. 지친 몸을 힐링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정말로 힐링을 원하는 것은 마음’. 아야노 씨가 영화를 보고 그래도 내일은 오는구나……하고 그런 당연함을 느끼고 깨달아 주시면 기쁠 거예요라고 말하듯이 영화를 다 본 뒤에는 촛불 같은 따스함을 느낄 터. 그리고 배우는 물론이고 스타일리스트로서, 밴드 mr.a의 프론트맨으로서 다양한 빛을 발하는 아티스트 아야노 고의 앞날에 더욱더 기대하고 싶다.

 

 

 

 

 

지금까지 검색하다 찾은 중에 제일 오래된 인터뷰라서 기념으로 올려 본다.

더 예전의 인터뷰도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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